제천시 동정

취재 후기 -송광호 전 의원 29일 출소 때 두부를 먹지 않은 이유는?

작성일 : 2019-02-01 18:06

 
 

29일 새벽 4시 경 제천을 출발해 송광호 전 의원 출소 면회객을 태운 버스는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앞에 도착했다.

 

어떤 사람은 차안에서 어떤 사람은 민원실과 밖에서 송광호 의원을 기다렸다.

 

4시 40분이 넘어서자 면회객들은 양쪽으로 도열해 송 전 의원을 기다렸다.

 

바람은 거세졌다.

 

모두들 송 전 의원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오전 5시가 되도 송 전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오전 5시에 동부구치소 문을 나선 다른 출소자들은 많은 도열 인파를 보고 흠칫 놀라기도 했다.

 

김꽃임 전 의원이 이들을 향해 "꽃길만 걸으세요"라고 성원했다.

 

기자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이날 새벽 여러명의 출소자가 성동구치소 문을 나섰지만 이들을 맞이하려는 단 한명의 면회객이 없었다.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범죄를 줄이는데 가장 큰 효과가 있음을 이날 기자는 찬바람 부는 동부구치소 앞에서 절감했다.이들은 바람처럼 쓸쓸히 사회로 흩어졌다.

 

새벽 5시 10분이 되도 송 전 의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면회객들은 겨울 찬바람과 맞서 싸우며 송 전 의원을 기다렸다.

 

10분을 조금 넘어서자 송 전 의원이 나온다는 소리가 들렸다.

 

송 전 의원의 첫 모습은 의외로 꼿꼿했다.살은 한 10kg 정도 빠진 것 같았다.건강해 보였다.

 

그는 많은 면회객들을 보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한 면회객이 준비해 간 두부를 들라며 권했다.

 

송 전 의원은 손사래를 치며 이를 거부했다.

 

그는 모든 면회객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고마움을 표시한 뒤 출소 소감을 묻는 질문에 뜻밖의 말을 이어갔다.

 

그는 29일 출소를 확신하지 못했다고 했다.한 3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정권)이 바뀌지 않았으면 자신은 나올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건으로 (자신을) 엮어 "3년여를 더 살리려 했지만 재판장이 내보내줬다"며 그간의 고통을 덤덤히 고백했다.출소하기 며칠 전 또 다른 건으로 재판을 받았지만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했다.세상이 바뀌지 않았으면 자신은 나올 수 없었다는 소리를 두차례나 이어갔다.

 

그는 사회정의를 위해 그리고 제천단양 발전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그가 두부를 고사한 이유는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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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결백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연출할 수 없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도 그는 두부를 고사한 것이다.

 

그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를 또렷히 읽을 수 있었다.

 

그는 4년여의 수감생활 동안 제천시민들과 단양군민들의 성원으로 버텼다고 했다.

 

수많은 격려 편지가 이어졌고 수많은 면회객들이 다녀갔다고 했다 그 힘으로 버텼다고 했다.거기에 힘입어 이렇게 건강하게 밖에 있을 때 보다도 더 건강하게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천단양이 어떤 방향인지를 기자에게 물었다.

 

기자가 손으로 방향을 가르키자 송 전 의원은 "제천시민과 단양군민께 그 고마움을 어떻게 표시할 수도 없고 그래서 제천단양분들께 고마움을 담아 큰절을 세번 올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번째 절은 (제천단양 주민들의) "만복을 기원하며.두번째는 건강하시라는 마음을 담아 세번째는 농사짓는 분들은 물론 농사가 풍년이 돼야하지만 농작물 값이 좋아서 좋은 해가 되시기를 바라며 또 사업하시는 분들은 사업이 잘되기를 소망하며 절을 올린다"고 했다.

 

그는 차거운 시멘트 바닥에 이마가 맞닿도록 성심성의껏 삼배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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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을 기자는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다.

 

그가 어떤 정치인지 그리고 왜 많은 면회객들이 새벽 찬바람을 뚫고 멀리 서울까지 달려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소탈하고 진솔하고 가슴 따뜻한 정치인이었다.

 

그는 기자에게 한 사형수가 한 말을 들려주었다.

 

항소심 판결이 나기 전에는 정치인들이나 기타 재소자들이 열심히 기도하고 절을 올리지만 항소심 판결이 나면 기도나 절을 중단한다고 한다.

 

또한 혹은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이어지기도 하지만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어김없이 기도나 절을 중단한다고 한다.

 

그러나 송 의원처럼 매일 기도나 절을 올린 사람은 수십년 수감생활 동안 사형수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매일 108배를 올렸다고 했다.

 

갓끈 떨어진 그를 일부에선 폄훼하기도 하지만 제천단양에서 그와 견줄만한 진정성 있는 진솔하고 가슴 따뜻한 정치인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게 오늘 제천정치의 현실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몰려들 때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는 서울 자녀집으로 향하지 않고 면회객들과 같은 버스를 타고 고향 제천으로 왔다.

 

4년여의 짧지 않은 수감생활 동안 미움도 억울함도 있었겠지만 그는 감사함을 먼저 생각하고 매일 108배를 올리며 수양을 쌓았다.

 

독서량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든 것을 초월해 마음으로 받아들이지만 두부를 고사한 것은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

 

그의 가슴 한 켠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는 억울함을 그가 어떻게 풀어 나갈지 ,또한 총선을 앞두고 지역정치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힘을 지닌 그가 어떤 행보를 펼쳐나갈지 총선일이 다가올수록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지역정가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라면이라고 했다.29일 점심은 라면을 들고 싶다고 했다. 다가오는 설날 송 전 의원의 자택은 문전성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제천정치인들 중에서 가장 많은 세배객들이 모여들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정치인에게 국한해서) 권력없는 명예는 있을 수 없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만 그 명예가 유지되는 힘은 권력이 아나라는 확신도 가지고 있다.

 

"진정성과 진솔함" 그리고 "소탈함과 겸손함" 그것이 정치인의 명예을 유지시켜줄 힘은 아닌지 송 전 의원의 출소를 취재하며 기자는 다시 한 번 가슴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朱恩澈 編輯局長)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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