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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거리탄도미사일 개량형인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인가

작성일 : 2017-04-05 21:03

北 탄도미사일 발사…ICBM 초기 시험단계 가능성 / KN- 15계열 발사거리 턱없이 짧아/“고체엔진 통제 복잡… 실패 가능성”/ 일부러 사거리 수위 조절했을 수도/ 미사일 개발 초기 비행시험과 유사/“KN-15 활용한 신형 미사일 시험/ ICBM 1단추진체 개발 시도” 관측도
“중거리탄도미사일 개량형인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가.”

북한이 5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고작 60㎞ 정도만 비행한 것을 두고 군당국이 분석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KN-15(북극성-2) 계열로 판단했다. 한·미 군당국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또는 준(準)중거리탄도미사일(MRBM)로 규정한 KN-15가 60㎞ 비행한 것에 대해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거나 양국 군의 발표와는 달리 KN-15 계열이 아니라 ICBM 초기비행 시험이나 신형 미사일의 시험발사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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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은 “(탄도미사일이 짧은 거리를 비행해) 정상비행 또는 성공과 실패 여부 등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앞으로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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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5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해상으로 KN-15(북극성-2)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2월 12일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북극성- 2가 발사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발사 실패 또는 사거리 조정 가능성

우리 군은 북극성-2를 IRBM(사거리 3000∼5500㎞)으로 분류해온 것에 비해 미군은 이보다 사거리가 짧은 MRBM(사거리 1000∼3000㎞)으로 규정했다. 어느 경우라도 60㎞를 비행했다는 것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다.

일단은 KN-15를 발사했으나 실패했을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0㎞를 날아갔다면 발사가 실패했거나 추진제를 적게 넣은 시험용일 수 있다”면서도 “고체 로켓엔진에 연료를 적게 넣으려면 액체 로켓엔진보다 더 복잡한 작업을 해야 하고 통제도 쉽지 않다”며 발사 실패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이 6일 이후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이번 발사와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당초 북한이 의도했던 미사일 발사 계획이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북한이 사거리 조정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일부러 KN-15를 짧게 쐈을 수도 있다. KN-15가 중거리일 경우엔 주일 미군기지는 물론 괌 미군기지도 사정권에 두고 있다. 고각발사 방식으로 쏘면 우리나라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은 과거 노동과 무수단 등 다양한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조정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또 미·중 정상회담에 견제구를 날리되 사거리를 짧게 해 수위를 조절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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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 초기 시험단계 가능성

한·미 군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KN-15가 아닐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군의 북한 미사일 정보 파악 능력이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군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60㎞, 최대고도는 189㎞라고 밝혔다. 미사일 개발 초기 데이터 수집과 기술 점검 등을 위한 비행시험과 유사한 패턴이다. 북한이 KN-15를 활용해 신형 중거리 미사일이나 ICBM 1단 추진체 개발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ICBM의 경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기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김 위원장은 북극성-2 시험발사가 진행된 지난 2월 12일에는 “우리의 로켓 공업이 액체연료 엔진으로부터 고체연료 엔진으로 전환되고 개발창조형 공업으로 강화·발전됐다”고 말했다. 기존 탄도미사일을 대체할 신형 미사일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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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KN-08이나 KN-14와 같은 ICBM은 아직 한 차례도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KN-14 1단 추진체와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는 무수단 IRBM(사거리 3000㎞)은 그동안 9차례에 걸친 시험발사 중 단 한 차례만 성공해 기술적 신뢰성이 무너진 상태다. 물론 무수단의 잇단 발사 실패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이뤄진 북한 미사일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발사 교란 작전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이미 지난 2월 북극성-2를 평안북도 방현비행장 일대에서 발사해 500㎞를 날렸다”며 “최초 시험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는 북극성-2를 개량했거나 ICBM 개발을 위한 초기 비행시험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ICBM이라고 할 수 있는 KN-08이나 KN-14를 실제로 공중에 올려본 적이 없어 첫 시험발사는 아주 짧은 거리만 비행하도록 한 뒤 나중에 ICBM이 실제로 공중에 뜨는 모습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군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것도 ICBM 개발 초기 비행시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북한이 ICBM 초기 비행시험에 성공했을 경우 6일 대대적으로 보도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김민서 기자 psc@segye.com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