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동정

“화재로 문 안 열린다 전화 받아…” 유족 오열 29명 사망

작성일 : 2017-12-22 05:23

 

제천 스포츠센터 큰 불 / 사망자 인근 병원 2곳에 안치 / 신원 확인하려 온 유족들 눈물 / 삽시간에 건물 삼킨 불길 보며 “안에 아내 있어요” 남편 절규

 
입력 : 2017-12-21 23:31:47 수정 : 2017-12-21 23:41:23
“건물 안에 가족이 있어요. 살려주세요.”

21일 큰 인명피해를 낸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건물에 갇혔던 이들은 구조를 기다리다 못해 뛰어내리기도 했고 화재를 피하지 못한 가족을 찾는 이들은 도움을 요청하며 울부짖었다. 소방당국이 화재 진화와 구조에 나섰지만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유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슬픔 휩싸여…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서 스포츠센터 노블 휘트니스&스파 화재 유족들이 가족의 사망을 확인한 뒤 오열하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살려주세요”, 아비규환의 화재현장

스포츠센터에 화재가 나자 현장은 건물에 갇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을 찾는 이들의 절규로 삽시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전기공사를 하던 1층 주차장에서 치솟은 불길과 검은 연기는 순식간에 9층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불이 나자 많은 이용객들이 빠져나왔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3명은 옥상으로 대피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건물 안에 있던 한 남성은 건물 창문으로 빠져나와 외벽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 일부 시민은 건물 외부 난간을 잡고 구조를 요청하거나 소방서에서 준비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잇달아 폭발음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화재현장에서는 건물에 갇힌 가족들을 애타게 찾는 이들이 목격됐다.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한 남성은 “아내가 2층 사우나에 갇혀 있다”며 소방대원들에게 “어서 구해 달라”고 울부짖었다. 다급하게 현장으로 달려온 한 남성은 “아내가 조금 전까지 통화가 됐는데 연락이 두절됐다. 안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절규했다. 한 여성은 주변 사람들을 붙잡고 흐느끼며 “살려 주세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화재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불길이 강하고 연기가 많이 나오는 쪽을 가리키며 “저기부터 먼저 꺼야 하는데…”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에 발만 동동 굴렸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서 스포츠센터 화재 유가족이 모여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필사의 구조에도 참변, 유족들 망연자실

소방당국의 초반 구조 작업이 어려움을 겪자 민간 장비가 동원돼 인명 구조에 나서기도 했다. 외벽 청소와 유리설치를 하는 업체의 사다리차를 활용해 8층 베란다 난간에 대피해 있던 사람들을 구조했다.

불이 나고 2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5시40분쯤 큰 불길이 잡히자 구조대원들은 건물 내부로 진입해 수색하면서 갇혀 있던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했다.
21일 오후 대형 참사를 빚은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사고현장 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마를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오열했다. 사망자들은 화재 현장 인근 병원 2곳의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안치됐다. 사고 소식을 듣고 오후 늦게 장례식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사망자를 신원을 확인하려고 영안실 앞에 모여들었다.

화재로 여동생을 잃은 한 유족은 “평소에는 불이 난 건물 바로 옆에 목욕탕을 다녔는데 하필 오늘 그곳을 가서 변을 당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유족은 “살을 뺀다고 헬스장에 갔는데 갑자기 ‘화재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 관계자는 “소지품이나 맨눈으로 신원 확인이 어려운 시신은 지문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천시 동정 이전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