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동정

[이슈추적]제천 참사, 최초 발화시점은 언제였나? 미스터리

작성일 : 2017-12-26 17:49

경찰 수사본부 "화재 신고 5분 전 이미 불꽃 보여"

발화지점은 주차장 중앙 천장…건물관리인 얼음 제거 작업

50분 뒤 1층 주차장서 발화…열선·발열등·보온재 설치

"얼음 무엇으로 깼는지 밝히는 것 중요"…국과수 감식 중

최초 신고자 카운터 여직원 A씨 조사…형사입건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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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소방, 등 합동감식반들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알려진 1층 주차창 천장주변을 집중 감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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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복합상가건물 화재 참사의 화재원인과 발화시점이 오리무중이다.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불이 난 것을 확인했을 뿐 정확한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바람에 발화 시점마저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 발화점으로 지목된 1층 천장에서는 불이 나기 약 50분 전 건물관리인 김모(50)씨가 얼음을 깨는 작업을 했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이 건물 1층 주차장 천장에 동파방지용 열선과 발열등이 설치돼 있었다고 26일 밝혔다. 이 시설들이 과열이 됐거나 파손을 일으킨 것인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결과가 나오는 열흘 뒤쯤 알 수 있다.

1층 천장에는 윗층으로 물을 공급하는 각종 배관이 설치돼 있었다. 1층은 필로티 구조로 개방돼 있어 천장에 설치된 배관이 외부에 노출돼 있다. 경찰은 “1층 주차장 건물 천장에 배관 동파방지를 위한 열선과 발열등, 보온재가 설치돼 있었다”고 했다. 발열등은 1층 천장에 다수 설치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경찰관계자는 "발열등은 항상 켜져있는 것도 있었고, 일부는 타이머를 걸어 일정시간 켜지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건물 내장재는 스티로품이 쓰였다. 과열이나 누전 등으로 문제가 생기면 불이 번지기 쉬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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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감식반들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알려진 1층 주차창 천장주변을 집중 감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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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화재 신고는 오후 3시53분 접수됐다. 약 7분뒤 1층 주차장 전체에 불이 번졌다. 김씨가 경찰에서 밝힌 얼음제거 작업 시점은 오후 2시50분~3시쯤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김씨가 불이 나기 약 50분 또는 1시간 전에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천장 패널 안에 붙은 얼음을 떼어내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며 “건물 앞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해보니 김씨가 열을 가하는 용접 도구 등을 옮기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고 작업 도중 불이 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씨가 맨 손으로 천장에 붙은 얼음을 뗐는지는 경찰의 추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경찰은 역시 “얼음을 뭐로 깼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발화시간은 21일 오후 3시53분 이전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경찰은 “눈에 보이는 불꽃이 발화시점(21일 오후 3시54분-1층 천장구조물이 바닥에 떨어진다)이 아닐 수도 있다”며 “연기가 났을 때 이미 (천장 패널 내부가)어느정도 연소된 뒤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건물 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화재 신고 접수 5분 전인 오후 3시48분에도 불꽃이 튀는 장면이 보인다"고 했다. 발화 지점은 1층 주차장 천장 중앙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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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하소동 복합상가건물 화재 현장.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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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됐고, 주차장 바닥에 천장 내장재인 스티로폼이 떨어지면서 주차돼 있던 차량 15대에 연쇄 발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불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경찰은 화재 건물 1층에서 정밀수색을 통해 건물관리인 김씨의 핸드폰을 확보해 화재 당일 행적을 수사하고 있다. 또 최초 화재 신고자인 건물 1층 카운터 여직원 A씨를 이날 오전 9시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입건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건물주 이모(53)씨와 관리인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건물주 이씨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소방시설법 위반·건축법 위반 혐의를, 관리인 김씨에 대해서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은 건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관리자로서 소방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해 이번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날 오전 지난달 30일 이 건물의 소방점검을 했던 J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경찰은 현장 감식과 생존자 진술 등을 통해 1층 로비에 있는 스프링클러 알람 밸브가 잠겨 화재 당시 일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경찰은 8ㆍ9층 테라스와 캐노피 등 53㎡ 가 불법 증축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가 9층을 직원 숙소로 개조하면서 불법으로 천장과 벽을 막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씨와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2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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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감식반들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알려진 1층 주차창 천장주변을 집중 감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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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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