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소식

왜 이리 침침하지?… ‘소리없는 시력도둑’이 오셨군요

안압 등으로 시신경 죽는 진행성 질환 한 번 나빠지면 상태 되돌릴 수 없어

작성일 : 2017-03-13 05:30

시력결손 증상 나타났을 땐 이미 늦어

50대 이상 가족력 있다면 정기검진을

세계일보

“눈이 시리고 눈물이 나고 침침하고, 눈에 뭔가가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녹내장일까요?”

안과를 방문하는 일부 나이 든 환자들은 여러 증상을 들이대며 녹내장 가능성을 물어본다. 성인실명의 대표적인 질병인 녹내장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러나 녹내장은 백내장과 달리 증상이 거의 없다. 시력결손으로 안과를 방문한 경우 이미 녹내장이 진행된 상태로, 한번 진행된 녹내장은 뒤로 되돌릴 수 없다. 진행을 막거나 지연할 뿐이다. 녹내장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경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12∼18일은 세계녹내장협회가 제정한 세계녹내장 주간이다. 생활습관 변화와 주기적인 정기검진으로 ‘소리없는 시력도둑’ 녹내장을 막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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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없이 다가오는 녹내장

녹내장은 흔히 백내장과 혼동되기도 한다. 백내장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녹내장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녹내장이 있다고 해서 백내장이 오지는 않는다. 백내장의 경우 동공 안쪽의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병으로,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으면 별다른 후유증 없이 치료할 수 있다. 반면 녹내장은 안압 등의 원인으로 시신경이 죽는 진행성 질환이다. 시력결손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녹내장이 진행된 상태다.

지난해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이 발표한 연구(2016년)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의 74.2%가 ‘안과에서 우연히 발견한 경우’였다.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 경우와 녹내장 관련 증상으로 발견한 경우는 각각 12.4%, 11.8%에 불과했다. 또 가족력으로 인한 검사 진행이 1.7%였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녹내장 유병률은 4.7%다. 이 중 80∼90%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기 어려운 원발성개방각녹내장이다. 안구내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막히지 않은 원발성개방각녹내장의 경우 안압이 천천이 오른다. 특히 우리나라 개방각녹내장 환자의 70∼80%가 안압이 21㎜Hg를 넘지 않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다. 반면 안구 내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를 막는 폐쇄각 녹내장은 안압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극심한 눈과 눈 주위 통증, 눈의 충혈, 시력의 감소, 심한 두통, 구역, 구토 증세 등과 같은 증상을 보여 상대적으로 발견은 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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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 올릴 수 있는 생활습관 피해야

증상이 없는 만큼 녹내장은 연령·가족력 등 위험인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 위험인자가 많다면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녹내장 진료 환자의 67% 이상이 50대 이상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다는 의미다.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근시·원시 여부도 녹내장 가능성을 판단해볼 수 있다. 안압이 높거나 눈에 염증이 반복되는 사람, 과거에 눈을 다친 적이 있는 경우도 녹내장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당뇨, 저혈압, 편두통, 수면무호흡증 등 눈으로 가는 혈류에 이상이 있을 위험이 있거나 백내장을 오래 방치한 경우도 녹내장 가능성은 높다.

녹내장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예방을 위해 평소 안압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넥타이나 목이 조이는 옷은 상공막 정맥압을 높여 안압을 올릴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담배, 술, 다량의 물은 혈류 장애, 안압 상승의 원인이 된다. 어두운 곳에서 영화나 TV를 보면 동공이 커져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을 막아서 안압을 높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운동은 물구나무서기 같은 얼굴이 빨개지는 운동보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정종진 교수는 “월안압이 30∼40㎜Hg를 넘는 녹내장 상태를 방치 시 몇 개월 만에 시력이 상실되기도 한다”며 “위험인자가 많은 환자들은 안과 방문 시 안압 측정과 시신경유두검사로 녹내장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