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소식

체력 되니 수술도 선뜻 … 75세 이상 의료비 급증

작성일 : 2017-03-15 10:46

지난해 13조원 … 1인당 488만원꼴

65~74세 의료비보다 더 많아

“방문의료 늘리고 주치의제 도입을”

76세의 김모(부산시)씨는 지난달 건강검진 초음파 검사에서 간에 11㎝ 크기의 덩어리가 보였다.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전신 뼈 스캔(WBBS)을 받은 결과 간암 진단이 나왔다. 간동맥 방사선 색전술 치료도 했다. 간암 진단과 치료에 600만원가량이 들었다.

김씨처럼 75세가 넘는 ‘후기 노인’의 의료비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65 ~74세 의 젊은 노인인 ‘전기 노인’의 의료비를 추월해 격차가 매해 벌어지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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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보건복지부·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후기 노인의 건보재정 지출액은 12조9800억원(1인당 488만원)이나 됐다. 전기 노인의 12조370억원(1인당 318만원)보다 9430억원 많았다. 10년 전인 2007년만 해도 전기 노인의 절반 정도였다. 2014년 처음 추월했다. 후기 노인의 건보재정 지출 증가는 고령화, 평균수명 연장이 주원인이다. 수술 증가도 한몫한다. 2015년 암·뇌·심장·백내장 등 34개 주요 수술을 받은 후기 노인은 2007년에 비해 110%나 증가했다. 특히 85세 이상에선 153% 증가했다. 전기 노인의 증가율은 35%에 그쳤다.

권용진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는 “예전엔 초고령 노인은 수술을 잘 안 했지만 요즘엔 체력이 뒷받침돼 수술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후기 노인은 요양이나 사망 직전에 쓰는 의료비가 많다. 지난해 후기 노인 한 명의 평균 입원 기간이 62일로 전기 노인(43일)보다 길다. 서울 구로구 미소들 노인전문병원은 지난해 입원환자 300여 명 중 후기 노인이 83%에 달했다. 뇌출혈·뇌경색·무산소뇌병증 등 뇌혈관질환 환자가 절반이 넘는다.

반면에 젊은 노인의 건강 상태는 종전보다 훨씬 좋다. 질병예방, 건강증진 활동을 열심히 해서다. 지난해 10월 방한한 노베르트 슈나이더 독일연방인구연구소장은 “현재의 70세는 신체·정신적 능력이 25년 전의 60세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후기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자 일본도 비상이 걸렸다. 후기 노인만 별도로 떼 건강보험을 만들려 했으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유야무야됐다. 최근엔 고소득 노인의 의료비 본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은 “후기 노인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1차 의료를 강화하고 주거·생활·질병예방·간호·재활을 포괄하는 통합케어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진 교수는 “병원 대신 집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재가(在家) 노인서비스와 방문의료를 대폭 확대하고 노인 주치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