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소식

[리포트+] 노인 돌보는 노인…'노노간병'을 아시나요?

작성일 : 2017-04-08 23:22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노인 간병의 고통과 부담이 그만큼 어렵다는 건데요.

의학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면서 요즘 노년의 배우자나 노인이 된 자녀가 노인 환자를 돌보는, 노노(老老)간병 환자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노인 1명당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앓는다는데, 간병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의 고통까지 겪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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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마땅한 대책은 없습니다.

■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 ‘노노간병’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인 시대,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간병이 크게 늘었습니다.

80대 아내가 80대 남편을 간병하거나, 70대 노인이 90대 부모를 간병하는 등 노쇠한 노인이 배우자 혹은 부모를 간병하는 모습, 요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특히 중증 환자나 치매 환자의 경우 마땅히 간병을 믿고 맡길 데가 없거나, 간병비 부담으로 가족들이 직접 간병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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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 비용은 하루에 7만 5천 원, 한 달로 환산하면 225만 원입니다.

60대 부부가 생각하는 최소생활비는 167만 원으로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입니다.

특히 노인 빈곤율 61.7%로, 10명의 노인 중 약 6명이 빈곤한 우리나라에서 간병 의료비는 노년의 최대 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간병살인에 간병자살까지… 비극적 사건 계속 발생

간병비 부담이 크다 보니 일단 간병을 직접 하긴 하는데 간병 가족이 받는 심신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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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국립암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암 환자 보호자 310명 가운데 67%나 우울증 증세를 보였습니다.

35%는 당장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했으며,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 본 보호자도 18%에 달했습니다.

노인의 경우, 결과가 더 심각합니다.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배우자를 간병하지 않는 노인의 경우 사망률이 일반인의 1.08배였지만, 장애를 지닌 배우자를 간병까지 하는 노인의 사망률은 1.63배였습니다.

간병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으로 간병 대상을 살인하는 ‘간병 살인’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간병 자살’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간병 고통을 견디지 못해 일어난 범죄는 올 들어서만 3주에 한 번꼴로 발생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 사회를 맞은 일본은 2016년까지 최근 4년간 간병 살인과 자살 비극으로 숨진 사람이 18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노노간병 인구는 더 증가할 전망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79살 정도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건강 수명은 73살입니다.

즉, 평균적으로 노년 6년은 병치레를 하는 기간이라는 건데, 기대 수명이 점점 늘어나면 병치레 기간도 비례해 늘어날 수 있습니다.

■ ‘간병인 없는 병동’ 사회 도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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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간병 문제 해결을 위해 2013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간병인이나 가족 대신에 의료기관의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등의 인력이 투입돼 24시간 전문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간병비 부담까지 적습니다.

간병인 구인 비용의 4분의 1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중소병원 간호사 인력난이 심각해 지방은 간호사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런 간호 인력 수급 문제 등으로 전체 의료기관의 20% 정도만이 이 서비스를 도입 중입니다.

노인인구 700만 시대, 노년의 건강악화에 간병까지 맡아야 하는 노노간병 문제를 해결할만한 실효성 있는 대책은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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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유덕기 / 기획·구성: 윤영현, 장현은 / 디자인: 정혜연)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