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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으로 돌아와요" 유럽 최빈국의 외침

작성일 : 2019-10-0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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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불가리아, 1980년대 900만명→2018년 700만명
낮은 임금·타국 이주 용이성 등으로 해외 이민 급증]



불가리아가 급격한 해외 이민 증가로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BBC는 "유럽연합(EU)의 최빈국인 불가리아에서 조국을 떠나는 국민들이 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감소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집중 조명했다. 1980년대 말 불가리아 인구는 900만명 남짓이었으나, 지난해에는 700만명에 채 못 미쳤다. 유엔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안에 불가리아는 인구의 23%를 잃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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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가 불가리아의 인구 감소 현상을 집중 보도했다. /사진=BBC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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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저조한 출산율과 더불어 급격히 늘어난 해외 이민 영향이 컸다. 불가리아 정부는 이민 관련 통계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매년 최소 6만명의 불가리아인이 조국을 떠난다고 추정한다. 한 추산치는 2017년 한해 독일에 이민 간 불가리아인만 해도 3만명이 넘는다고 본다.

셰브탄 데이비드코브 소피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의사부터 건설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불가리아인이 해외에 더 좋은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며 "인력 유출은 모든 경제 영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가리아의 한 달 최저임금은 320달러(약 38만4000원)로, EU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올해 성장 추산치는 각각 3.3%, 3.1%로, 올 해 7월 실업률(5.3%)보다 낮았다.

인구 감소의 또다른 이유는 다른 EU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일하거나 거주,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06년 EU 최대 경제 강국인 독일을 찾은 불가리아인 수는 8000명이었으나, 이듬해 불가리아가 EU에 가입한 뒤엔 2만명으로 훌쩍 늘었다.

BBC는 "불가리아 경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유사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며 "능력 있는 인재들을 끌어올 만한 직업 기회를 만들어야 할지 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이 있어야 기업들이 이러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인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불가리아 사회는 '귀환자(Returne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영방송 '불가리아온에어'는 한때 해외에서 살았으나 조국으로 돌아온 불가리아인들의 성공담을 조명하는 '더 리터니스(The Returnees)'라는 TV 프로그램을 방영 중이다. 여태 이 프로그램은 의사, 기술자, 사업가, 예술가, IT 전문가 등 70여 명의 귀환자들을 소재로 다뤘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페트야 케르티코바는 "해외에 사는 불가리아인들은 조국의 긍정적 변화를 직접 볼 때야 받아들일 수 있다"며 "많은 불가리아인들이 '향수(homesickness) 때문에 돌아오지만,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하는 귀환자들도 많다" 전했다. 케르티코바 역시 2년 전 미국 시카고의 소규모 불가리아어 방송국에서 TV 진행자로 일했으나, 결혼식 참석을 위해 고향을 방문했다가 바뀐 조국을 보고 놀라 미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취소했다.

케르티코바는 "(프로그램을 통해) 조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망설이는 불가리아인들이 갖는 불확실성을 없애주고 싶다"고 밝혔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