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소식

정권 미화에는 펑펑, 어르신 복지는 찔끔

2017년 예산안은 과거와 현재 정권을 미화하는데는 아낌없이 돈을 배정하면서도 그 과거를 일궈온 노인들의 복지에는 무관심했다.

작성일 : 2016-10-30 19:46

 

 
경향신문

2017년 예산안은 정권을 미화하는 데는 아낌없이 돈을 배정하면서도 그 과거를 일궈온 노인들의 복지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한 노인이 언덕길을 힘겹게 내려오고 있다.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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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나라예산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선정한 대표 문제예산 50선 중 ‘지식협력단지’(문제예산3번)는 박정희 대통령의 미화를 위해 쓰일 가능성이 큰 예산으로 지목됐다.

이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이 세종시로 이전한 뒤 남은 홍릉부지를 ‘지식협력단지’로 개발하려는 것으로, 이중 ‘한국경제학습전시관’ 예산이 논란의 핵심이다. KDI는 1970년대 경제발전을 조명하고 한국경제 발전에 대한 관심과 정보, 역량을 집적시키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지만 과거 박정희 시대를 미화하기 위한 전시성 사업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경제교육지원’(문제예산 1번·36억원)도 전액 삭감해야 할 것으로 네트워크는 지적했다. 주관기관은 한국경제교육협회인데 이명박 정부 당시 뉴라이트식 경제교육론이 부각되면서 설립됐다. 최근에는 보조금 횡령 의혹이 드러나며 주요 인사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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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원짜리 ‘통일기반 조성사업’(문제예산 5번)은 북한주민들에게 시장경제를 가르치는 내용의 사업이 포함돼 있다. 중국학자들로 하여금 중국 또는 제3국에서 북한당국 몰래 북한 주민과 관료를 상대로 시장교육을 하겠다는 것인데 현 남북관계를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예산이다. 100대 문제예산에 포함된 청소년 통일공감사업(11억원), 해외 대북정책강연회(3억원), 재외동포 청소년 통일골든벨(1억원) 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예산들도 과도한 체제홍보 예산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임에도 노인관련 예산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삭감됐다. 노인 1인당 예산은 2017년 133만7000원으로 올해(134만9000원)보다 1만2000원 감소했다. 김남희 참여연대 조세복지팀장은 “거동이 불편하고 수발할 이 없는 노인들을 위한 ‘단기가사서비스’는 대상자가 75%(7000명→1855명)로 줄었고, 노인돌봄종합서비스도 6%(4만1365명→3만8865명)가 삭감됐다”고 말했다.



노인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예산도 과소 편성됐다. 정부가 ‘긴급복지’(문제예산 30번) 예산을 올해보다 200억원 줄인 것은 노인빈곤층에는 위협요소다. 긴급복지란 가구의 주요 소득자가 사망하거나 가족이 질병에 걸려 갑자기 생계를 유지하기 곤란해졌을 때 정부가 1개월간 지원하도록 한 제도다.

한국의 노인빈곤율(65세 인구 중 중위소득 50% 이하 인구 비율)은 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가장 높다. 생활체육프로그램(문제예산 15번)은 특히 노년층에게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지만 올해보다 44억원 줄어든 395억원이 편성됐다.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정책 초점을 옮기겠다는 정부 정책기조에도 어긋난다.

문제예산 100대에 포함된 ‘건강보험 과소지원’도 문제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정부는 당해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를 예산으로 지원해야 하지만 정부는 내년 예산에는 11%만 반영했다. 법정 지원액보다 3232억원이 나 적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수지(수입에서 지출을 뺀 것)가 흑자라는 이유를 들어 국고지원을 줄였다.

 

이에 대해 김태일 고려대 교수는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낮다”며 “건강보험 재정흑자를 이유로 법정 지원액을 축소할 게 아니라 보장성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생활이 어려운 노인 등에게 병원비, 약값을 지원해주는 의료급여 국고보조금 지원도 724억원 감액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매년 예산을 적게 편성해 추경 때마다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되풀이되는데 본예산 편성 때 사업비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