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소식

치매 걸린 줄 모른채 지내는 치매노인 17만명

작성일 : 2017-04-19 09:39

[환자 4명중 1명 진단조차 안받아]

- 초기 발견·치료 중요한데…

노화 현상인줄 알고 병원 안가

가족들 '고집 세졌다'고만 생각

- 일반인 인식 개선 필요

온라인 교육 50분만 들으면 증상 이해하고 대처법 배워

지난 6일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 경로당. 봉사활동하러 온 세 명의 치매 활동가(치매 파트너 플러스)들이 실버체조에 이어 종이접기 강습을 했다. 이 활동가들은 앞서 방문에선 '치매 선별용 간이 검사'를 하며 치매를 앓는 어르신은 없는지 체크했다.
 
조선일보

치매 활동가와 함께하는 치매 예방 체조 -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 노인정에서 어르신들이 시흥시 보건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치매 예방 체조를 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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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박희정(48)씨는 종이팽이 접기 수업을 하면서 "예전에 팽이치기 좀 해보셨어요?" "겨울에 하셨어요, 여름에 하셨어요?" 연신 질문을 던진다. 뇌 운동 차원으로 일부러 질문을 이어가는 것이다.

◇사각지대 치매 노인 17만명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18일 본지가 중앙치매센터와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활용해 추산한 결과, 노인 네 명 중 한 명은 치매 진단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치매 노인이 급속히 늘면서 지난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68만50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병원에서 '치매에 걸렸다'고 실제로 진단받은 노인 환자(심평원 집계)는 51만7000여명뿐이었다. 나머지 24.5%(16만8000여명)는 자신이 치매에 걸렸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특히 독거 노인 등이 늘면서 치매 예방은 물론, 치매 노인 조기 발견과 치료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유정 중앙치매센터 연구·개발팀장은 "가족과 함께 살아도 치매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치매란 뇌 신경세포 손상으로 인해 기억력·판단력 등이 떨어진 일종의 질병인데, '나이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라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경로당에서 만난 봉사자들도 "봉사 나가서 치매 선별검사를 벌인 뒤에야 '치매에 걸렸다'고 판명되는 노인들이 꽤 많다"며 "가족들도 단순히 '고집이 세졌다'고만 여기고 병원에 안 가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치매 파트너 등 지역사회 관심 커져야"

'치매 사각지대'를 메우려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 치매 전문인력이나 시설도 빨리 확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치매 노인 돌봄을 '가족들만의 책임'이라고만 여길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돌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수정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주간 보호센터를 확충하고, 치매 환자들을 돌보는 치매상담센터 기능도 강화해 치매 환자의 투약 관리나 가족 상담·교육 등 지역사회 돌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일반인들의 인식 개선도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중앙치매센터의 '치매 파트너' 운동처럼 치매가 어떤 병인지 제대로 알고 길거리나 가게에서 치매 어르신을 만나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지 많이 알리자는 것이다. 치매 파트너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봉사활동 등 적극적 활동을 하는 봉사형(치매 파트너 플러스)과 봉사는 않더라도 치매 어르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가진 옹호형(치매 파트너)이 있다. 옹호형 치매 파트너는 치매 파트너 홈페이지(partner.nid.or.kr)에서 신청해 치매 관련 정보를 담은 온라인 교육(50분)을 받으면 될 수 있다.

[시흥=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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